빈집활용1 빈집 정비 사업의 명과 암 (행정적 장벽, 냉정한 성적표, 공간에 입히는 철학) 빈집 조사 업무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 제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기대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불안감에 가까웠습니다. 누군가의 온기가 머물렀으나 이제는 차갑게 식어버린, 사람이 떠난 공간을 홀로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주한 빈집 특유의 적막함과 오래 방치된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거운 공기는 서류상으로만 보던 데이터와는 차원이 다른 실체감을 주었습니다. 최근 매스컴과 SNS를 통해 빈집을 활용한 소액 투자나 정부 지원 사업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구석구석을 살핀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자면, 화려한 성공 서사 뒤에는 우리가 반드.. 2026. 4. 20. 이전 1 다음